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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들/문학·철학·예술

앙투안 드 생택쥐페리: 어린 왕자

 

 

매우 유명한 책이다.

아마 생택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어보지 않은 이는 적어도 우리 또래 이후에서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부모님 세대 쯤의 이전에는 여러모로 살아가기 힘든 시기였을테니 책을 좋아하는 분들 외에는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어릴 때 몇 번이고 읽었던 책이다.

 

(그림 출처: 교보문고 온라인 서점 사이트)

 

 

오늘 저녁에는 잠시 비는 시간에 짧은 분량의 책을 읽어볼까.. 하고 찾아보다가 눈에 들어와서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았다.

역시... 어릴 때 읽었던 감성과는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상당히 메말랐다..라고 할 수 있을까?

 

"어린 왕자"의 내용이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이야기임은 확실하다.

또한 어린 아이의 올곧은 눈에 비치는 어른들의 모순점을 다루고 있다는 점도 변함이 없다(당연히).

그러나 내가 그만큼 나이가 들어서 그런건지.. 모순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바뀔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시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겠지.

또한 어린 왕자의 상황과 판단, 행동에서도 아직 여물지 않아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점과 그 행동 사이의 모순됨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상자 속의 양 이야기와 길들여짐에 의해 같지만 같지않은, 나에게만 특별한 존재가 되는 인연이라고 할까.. 그런 내용들을 보면서 왜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떠올리는 것일까?

내가 무엇인가를 바라보기(관측하기) 전에는 그 무엇인가의 상태는 결정되지 않는다..(여러 상태가 중첩되어 있다..)라는 내용이 내가 무엇인가에 길들여지기 전에는 아무 관계없는 단순한 존재였다가 내가 그것에 관심을 가지고 인연을 맺으면서 세상에서 유일한..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점에서 비슷함을 찾은 것 같다.

최근에 양자역학 관련 이야기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건지..

예전처럼 순수하게 이야기를 읽어가기는 이제 어려운걸까?

 

그렇지만 의외로 우리가 인연이라던가.. 증명할 수는 없지만 아주 중요한 것으로 보이는 것들과 양자역학과 같은 과학적인 무엇인가가 어쩌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미신으로 치부했던 것들이.. 단지 우리가 그 내용과 연관성을 알지 못하기때문에 미신이라고 불렀지만 그 관련성이 밝혀지고 나면 더이상 미신이 아니라 과학적인 현상이 되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놓쳐버리는 것들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잃어버린 후에야 그 중요함을 알게 되는 그런 비극은 이제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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