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사이히 조, 요로 타케시: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오늘 받은 이메일 중에 교보문고에서 SAM 구독 서비스 7일 무제한 쿠폰이라는 것을 받았다.
SAM이라는 전자책 서비스인데 무제한 등급에 포함된 전자책을 7일간 무료로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쿠폰이다.
평소에는 주로 전공과 관련된 전문도서를 주로 사기 때문에 문학이나 철학, 예술 등의 서적은 기회가 될 때나 읽는 편인데, 모처럼
쿠폰을 받은 김에 평소에 잘 사 보지 않던 종류의 책이나 읽어볼까.. 라는 생각에 목록에 있는 책들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여러 책을 검색해 보다가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영화음악의 거장으로 불리는 "히사이시 조"와 뇌과학자의 대화를 담은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라는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제목을 보아선 음악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가 왜 음악을 들어야 하는가.. 와 같은 이야기를 주제로 음악가의 입장과 뇌과학자의 입장에서의 대화를 정리한 것이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좀 다르다.
절반 정도는 음악이라는 것을 주제로 인간의 5감, 뇌에서의 반응, 음악과 인간, 음악과 사회와 같은 내용을 가볍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나머지 절반정도는 사회의 특징이나 문제점과 같은 인간 사회에 대하여, 인간에 대하여, 그리고 의식과 언어 등.. 상당히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전문적인 내용은 아니고 상식적인 선에서(또는 상식의 선에 조~금 전문가의 견해를 섞은) 각자의 의견이나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을 대화를 통해 이어나가는 방식이다.
상당히 많은 분야를 이야기하고 있기때문에 이 책은 무엇을 말하고 있다.. 라고 딱 잘라서 정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저녁 시간에 2~3시간 정도 음악이라는 주제를 시작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한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꽤 읽을만한 책이다.
특히 내가 인공지능 관련 강의에서 흔히 생각하는 인공지능과 현실과의 차이, 뇌에서의 처리 방식 등을 설명할 때 반드시 다루는 내용들과 일맥상통하는 내용들이 군데군데 등장하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다.
현재 사회가 가지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하여 음악적인 부분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그리고 음악과 관련이 없더라도 어떻게 흘러가는 것이 좋을지..
또 흔히 생각하는 음악과 실제 음악이 가지는 특징과의 차이, 예를 들면 작곡은 매우 논리적인 작업이라는 이야기나..
시각은 공간을 처리하고 청각은 시간을 처리하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시각보다 청각의 처리가 더 빨리, 더 먼저 이루어진다거나(뇌의 위치나 구조에 의한 부분도 많음)..
원래 사회는 인간을 위한 진화의 산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현재의 사회는 사회를 위하여 인간이 부속이 되고 있는 현상이라던가..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선을 그리듯 물고 물리면서 대화가 진행되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식으로 흘러간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이다.. 라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읽으면서 공감이 갔던 이야기 중 하나는... 현재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좀 더 자연으로 가깝게 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좀 더 자연과 공감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 중의 한 예로...
나는 마당이나.. 아무튼 밖에 나가서 새 소리가 들리면 휘파람으로 새 소리를 흉내내서 불곤 한다.
그러면 새들은 대답을 해 주듯이.. 맞장구를 치듯이 울어주고, 나는 다시 또 흉내를 내고.. 그러면 새도 다시 울어주고..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서로 소리를 주고받는 것이 재미있어서 이런 식으로 새들과 자주 놀거나 한다.
히사이시 조도 비슷한 행동을 자주 한다고 한다.
이렇게 새와 대화를 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그런데 공저자인 뇌과학자 요로 다케시의 말로는 히사이시 조 정도 되는 사람이니 그게 가능하지.. 자기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아무리 흉내를 내도 새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고...
새들이 동료(동종)라고 인식하는 소리의 범위가 있어서 어지간해서는 대꾸를 하지 않는다는데..
호오~ 그럼 내 휘파람 소리는 새들이 동료(적어도 동료 비스무리한 정도까지는)의 범위라고 인정해준다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