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보충작업 시작
요즘은 기온은 그리 낮지 않지만 실제로 나가보면 의외로 춥다.
오늘도 오전 중에는 흐리고 계속 추워서 그냥 집 안에서 빈둥거리다가 오후가 되어 날씨가 개었길래 담장 보충작업을 시작했다.
담장 너머는 둔덕이다.
그것도 담.. 사실 그 자리는 보강토 옹벽이니.. 정확히는 담이 아니지만..
어쨋든 옹벽과 맞닿아있기 때문에 위험해보인다.
그리 높지않은 둔덕이지만 우리 뒤뜰보다는 높기에 흙더미가 밀려 내려오기 쉽다.
사실 오랫동안 밟혀서 단단해진 땅이라면 사태가 지는 일은 없겠지만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많이 물러진 상태이다.
뭔가로 인해 힘이 주어지면 쓸려내려 올 만한 상태이기에 담을 쌓아 흙더미를 막기로 했다.
일단 해당 구역의 현재 옹벽의 윗면은 여태 조금씩 흘러내린 흙더미가 쌓여있기때문에 삽으로 퍼낸다.
보강토 옹벽 블럭의 윗면이 드러나고 그 위에 남은 흙을 빗자루로 쓸어내니 블럭이 깔끔하게 나타난다.
블럭 사이의 구멍에는 흙이 차 있다.
그 자리에는 원래 자갈과 흙을 단단하게 채워두어야 옹벽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때문에 우리는 그 위에 담장 블럭을 쌓기로 했다.
옹벽 블럭과 담장 블럭은 서로 이질적이어서 튼튼하게 결합시키기위해 둘 사이에 철근 말뚝을 박고 시멘트로 굳혀서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었다.
그런데..
철근 말뚝을 박을 위치를 찾느라 흙이 차 있는 블럭 구멍을 찔러보니 아무런 저항도 없이 쑥 들어간다.
어떤 곳은 아래가 아예 비어있다.
자갈은 흔적도 없고 흙조차 제대로 채워져있지 않다.
한 마디로 부실인 것이다.
짜증이 밀려오긴 했지만 지금와서 어쩌겠는가.
(그 업체에는 두 번다시 일을 맡기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어쩔 수 없이 보강토 옹벽 블럭의 구멍에 채워진 흙을 퍼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시멘트와 자갈을 부어서 철근 말뚝을 고정하기로 한다.
둔덕이 그리 높지 않은데다.. 이미 위험한 부분의 흙은 다 쓸려내려온 상태여서 사실 더이상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세상일이 어디 예상처럼 잘 되던가..
일단 제일 위쪽 블럭의 아래는 어떻게 손볼 수 없기때문에 넣을 수 있는 만큼만 흙을 채워넣고, 제일 위쪽 블럭의 구멍에 레미탈과 자갈을 섞어 부어넣었다.
그리고 담장 블럭을 한 층 깔아보며 철근을 박을 위치를 찾고, 레미탈이 굳기 전에 철근을 꽂아두었다.
의외로 레미탈이 많이 들어간다.
아래쪽의 레미탈이 굳으면 가운데에는 자갈과 흙을 채우고 그 위에는 다시 레미탈을 부어 굳히면 다소 튼튼해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몽땅 레미탈을 넣으면 더 좋겠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는 부족해서 일단 그렇게 하기로 했다.
내일 3포 정도 더 사와야 할 듯 하다.
그렇게 보강토 옹벽 블럭과 레미탈, 철근이 고정되면 그 위에 담장 블럭을 쌓고.. 제일 아래쪽 담장블럭은 역시 레미탈을 부어서 옹벽블럭과 접합시키려고 한다.
그럼 튼튼해지겠지.
이제는 처음 집을 지을때처럼 나 혼자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일까지 한다고 제대로 지켜보지 못할 일은 없겠지만..
좀 제대로 일하는 회사는 없는 것일까?
한숨이 나온다.